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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ma

순애보(純愛普)

장르
드라마
국가 / 연도
한국,일본 2000
감독
배우
내 점수
0
외부 점수
0
종합 점수
0
조회수
61
우연은 언젠가 운명이 된다...

동사무소 공무원 우인. 그의 업무는 자질구레한 보고서와 쓰레기 분리수거 확인, 세금 통지서 배부 등의 단순한 일들이다. 주위엔 그에게 관심을 두는 사람도, 관심을 기대하고 싶은 사람도 없다. 단조로운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 혼자 맥주를 마시며 인터넷을 뒤적이다 잠이 들고 다음날 다시 동사무소로 향하는 뻔한 일과.

그런 우인의 일상에 한 여자가 들어온다. 도발적인 빨간 머리에 주변을 전혀 의식하지 않는 독특한 성격의 미아. 동사무소에 개설된 제빵 강좌의 보조강사인 그녀는 왠지 낯이 익다. 그녀를 훔쳐보다 용기를 내서 말을 걸어보는 우인, 그러나 미아는 냉담하기만 한데...

인터넷을 뒤적거리다 발견한 사이트. 그 곳에선 각자의 이상형을 만날 수 있다. 미아의 얼굴에 맞춰 눈, 코, 입을 조합하는 우인. 그리고 그의 앞에 나타난 소녀 아사꼬. 우인은 그녀의 얼굴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데...

재수생 아야. 아침부터 밤까지 그녀의 일거수 일투족을 챙기는 어머니와 어머니에게 끌려 다니는 우유부단한 아버지, 만화와 컴퓨터 밖에 모르는 남동생이 가족이다. 미래에 대한 희망도, 애정을 줄 대상도 없는 아야의 유일한 취미는 구두 모으기.

집으로부터의 탈출을 꿈꾸며 그녀는 매일 예쁜 구두를 산다. 할머니에게 들었던 숨을 참고 자살했다는 할아버지의 이야기. 아야는 그 죽음의 방식에 매혹되고 날마다 숨을 참는 연습을 한다. 장소는 날짜 변경선. '다들 내가 오늘 죽었는지, 내일 죽었는지 모를거야. 얼마나 멋진 일이야?'

비행기표를 위해 스포츠 센터에서 아르바이트를 하지만 해고되고, 인터넷 모델 일을 알게 된다. 빨간 머리 가발을 쓰고, 슬픈 눈으로 카메라를 응시하는 그녀. 사이트 네임은 아침의 소녀 아사꼬. 며칠 후, 서울에서 편지가 오고...

**

단편 영화인 <호모 비디오쿠스>로 일약 주목받는 신인이 되고 <정사> 한편으로 대단한 감독이 되어버린 이재용 감독의 두 번째 작품. 왠지 일본 영화 같은 분위기를 풍기는 고급스럽고 심플한 세트와 여백의 미가 돋보이는 잔잔하고 담담한 화면 전개로 인기를 끌었던 <정사>에 이어 선택한 <순애보>는 이제 아예 일본 배우를 캐스팅하여 영화 속에서 커다란 역할을 맡기고 있다. 그녀는 일본 내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는 다치바나 미사토. 그리고 주인공 우인 역은 말이 필요 없는 스타일리스트인 이정재가 맡고 있으며, 그의 마음을 뺏은 톡톡 튀는 여자 미아는 CF 모델로 상종가를 달리고 있는 김민희가 맡아 비슷한 또래의 일본 스타와 본의 아닌 국제적 대결을 벌이게 되었다. <순애보>는 집에 전용선이 깔려있는가 없는가가 대화의 중심이 된 요새 세상에서 이젠 사랑마저도 인터넷을 통해 한다는 소재가 더욱 시기 적절하게 느껴지는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