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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ma

세가지 색 제3편 - 레드/박애 (Trois Couleurs Rouge)

장르
드라마
국가 / 연도
프랑스, 스위스, 폴란드 1994
감독
배우
내 점수
9
외부 점수
9.19
종합 점수
18.19
조회수
87
발렌틴은 스위스의 제네바 대학 학생이며 패션모델로 활동한다. 그녀의 이웃에는 오귀스트라는 법대생이 살고 있는데 두 사람은 빈번하게 지나치면서도 서로의 존재를 인식하지 못한다. 어느날 패션쇼를 마치고 귀가하던 중 발렌틴은 개를 치는 교통사고를 내게 된다. 개의 목에 달린 인식표의 주소지로 찾아가지만 개 주인인 노인은 냉담한 반응을 보인다. 개를 치료하여 다시 찾아갔을때 발렌틴은 노인이 남의 집 전화를 도청하는 기벽이 있다는 걸 알게 되고 혐오감을 느낀다. 게다가 노인은 법적 도덕성에 대해 심한 회의를 느껴 1년전에 조기 은퇴한 법관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더욱 놀라게 된다. 그러면서 점점 노판사를 이해하게 된다. 노판사는 점차 자신의 삶에 대한 책임감을 회복하게 되고 발렌틴의 따뜻한 손길을 보듬는다. 그리고 우연한 만남들이 실은 얼마나 의미가 큰 필연적 만남이 될 수 있는가 하는 것을 발렌틴에게 일깨워 준다. 영국에 있는 애인을 만나기 위해 떠나려는 발렌틴에게 노판사는 페리호를 타고 갈 것을 권한다. 그러나 예상밖의 폭풍우로 페리호는 전복되고 1,000여명이 넘는 승객이 사망하는 사고가 벌어진다. 그중 일곱명만이 극적으로 구조되는데 TV화면에 마지막으로 오귀스트의 보호를 받으며 구조되는 발렌틴의 모습이 보인다. 안도의 한숨과 기쁨의 표정이 가득 담긴 노판사의 얼굴이 화면 가득 클로즈업 된다.

++

이미 전편 <블루>와 <화이트>로 베니스, 베를린 영화제를 수상한 키에슬로부키의 3부작 마지막 작품. 마네킹으로 일하는 젊은 여자가 판사로 있다 은퇴해서 이웃의 전화 대화를 엿들으며 시간을 보내는 한 남자를 만난다는 내용이다. 프랑스 건국 이념인 자유, 평등, 박애를 소재로 만든 세 편의 연작 중 박애를 상징하는 영화로 완결편이라고 할 수 있는데, 따뜻한 빨간 색이 주조를 이루는 이 영화는 인간에 대한 끝없는 연민과 따뜻한 시선을 끝까지 놓지 않고 영화 전편을 통해 끌고 나간다. 외롭고 삭막한 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가슴 한 구석에 따뜻한 등불같은 사랑하나 가질 수 있다는 것은 (그것은 뜨겁고 격렬한 남녀간의 사랑이 아니어도 좋다) 정말로 눈물겨운 일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남과 여의 주인공이었던 장 루이 트랭티냥의 깊이있는 연기가 이러한 단상을 이백프로 재현시켜놓는 마지막 장면은 긴 여운을 남긴다.

한편 스위스, 폴란드, 프랑스 3국 합작 영화로 아카데미 외국영화상 자격이 안된다는 이유로 외국어 영화상 후보 부문에 오르지 못했는데, 조디 포스터, 올리버 스톤, 글렌 그로스, 쿠엔틴 타란티노, 로버트 드니로, 마틴 스콜세지 등 쟁쟁한 헐리우드 65명의 스타들이 아카데미 위원회에 항의 편지를 보내는 듯 화제는 끊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