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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ma

스왈로우테일 (Swallowtail)

장르
드라마, 느와르, SF
국가 / 연도
일본 1996
감독
이와이 슌지
배우
미카미 히로시, 차라
내 점수
8
외부 점수
8.92
종합 점수
16.92
조회수
82
옛날 옛날에... 그 도시는 이민 온 사람들로 넘쳐흘러 마치 그 옛날에 있었던 골드 러시(Gold Rush)와 같았다. 엔을 목적으로 엔을 파내려고 모여드는 도시, 그 도시는 이민 온 사람들을 이렇게 불렀다. '엔타운(円都)'.. 하지만 일본 사람들은 그 이름을 싫어해서 자기들의 도시를 그렇게 부르는 이민들을 거꾸로 엔타운(円盜)이라 부르며 멸시했다. 좀 애매하지만, 엔타운이란 그 도시와 그 곳에 사는 이방인들을 말한다. 열심히 일해 엔을 벌어서 조국으로 돌아가면 부자... 꿈 같은 얘기지만 여기는 엔의 천국인 엔타운, 그리고 엔타운에 살고 있는 엔타운들의 이야기이다.

*

엔타운의 한 소녀(이토 아유미 분)는 엄마가 죽자, 이웃 아줌마의 손에 이끌려 창녀 그리꼬(차라 분)에게 넘겨진다. 그리꼬는 소녀에게 일본어로 나비라는 뜻의 '아게하'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팔아 넘기려고 하지만, 순진한 아게하의 모습을 보고 마음을 바꿔, 교외에 있는 `아오조라`라는 차량정비소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수 있도록 주선한다. 교외에 있는 '아오조라'에는 그리꼬의 친구들이 차량정비소를 운영한다. 그곳에서 아게하는 고철덩어리를 수집한다.

어느날 그리꼬가 손님을 받던 중, 손님의 무리한 요구로 다툼이 벌어지는데, 현장에 있던 그리꼬의 친구이며 권투 선수 출신인 흑인 아론이 뛰어들어 그만 손님이 창 밖으로 떨어지는데, 지나가던 트럭에 치여 죽게 된다. 그리꼬와 아오조라의 친구들은 시체를 숲 속에다 유기하는데, 손님의 뱃속에서 카세트테이프를 발견한다.

한편 엔타운의 떠오르는 조직 깡패 차이니즈 마피아 두목인 상해 유민 출신의 료량키(예구치 요스케 분)는 테이프를 찾기 위해 혈안이 되는데, 그리꼬의 손님으로 왔다가 죽은 스도가 바로 가쯔시카 조직원이라, 이들이 테이프를 빼돌렸다고 판단하여 가쯔시카 조직을 전멸시킨다. 하지만 여전히 스도의 행방을 알지 못한다. 테이프를 손에 얻은 아오조라의 란(와타베 아츠로 분)은 그것이 위조지폐를 만드는 자기장치라는 것을 알고 대량으로 위조지폐를 만들어 돈을 모은다. (테이프를 잘라 천엔에다 붙여 현찰등록기에 넣으면, 등록기는 천엔을 만엔으로 인식한다.) 떼돈을 모은 `아오조라` 패거리는 란을 제외하고 모두 엔타운을 떠난다.

도시로 올라온 페이홍(미카미 히로쉬 분)은 애인 그리꼬의 노래 재능을 살려 '엔타운 클럽'을 만들고 밴드를 조직한다. 그리꼬의 노래 솜씨가 주변에 알려지자, 매쉬레코드라는 유명 음반회사가 그녀에게 관심을 갖는다. 매쉬레코드 측은 인기를 위해 그리꼬에게 일본으로 귀화할 것을 권하고, 방해가 되는 메니저 페이홍을 경찰에 신고한다.(엔타운 출신의 이민자들은 비자가 없기 때문에 이민국의 관리대상이다.)

그리꼬는 클럽을 떠나 유명 스타가 되고, 아게하는 다시 엔타운으로 흘러든다. 아게하는 어느날 마약 주사를 맞고 기절하는데, 마침 지나가던 료량키의 도움으로 무사히 목숨을 건진다. 아게하는 료량키가 소개해준 의사의 도움으로 자신의 가슴에도 그리꼬와 동일한 나비문신을 새긴다. 한편 료량키는 그리꼬의 오빠임이 밝혀지는데.

[스포일러] 어느날 카즈시카 조직 와해 특집을 다뤘던 잡지사 여기자에게 스도의 죽음을 목격한 '엔타운'의 창녀가 찾아와 그리꼬에 대한 비밀을 알려준다. 기자는 유명가수 그리꼬가 창녀였다는 사실을 알아내고 취재하던 중, 료량키 조직의 습격을 받는다. 료량키 조직에 납치된 그리꼬는 테이프를 넘겨 주기위해 아오조라의 란을 찾아간다. 료량키의 부하 마오후는 부대를 이끌고 란을 위협하지만, 란은 오히려 마오후 부대원들을 전멸시켜버린다. 이후 아오조라 패거리는 위조지폐로 얻은 거액의 현찰을 불질러버린다.

한편, 페이홍은 위조지폐를 사용하다 경찰에 잡히고, 모진 고문 끝에 감옥에서 생을 마감한다. 자전거를 타고 장을 보고 오는 길에 아게하는 료량키와 마주친다. 아게하는 테이프를 료량키에게 건네주는데, 료량키는 저격수 란의 총을 의식하지 못한다.

*

<러브레터>를 만든 이와이 슈운지의 4번째 작품.

하지만 <러브 레터>나 <4월 이야기>를 생각하고 이 작품을 대한다면 많은 사람들이 실망하거나 이해를 못할 것이다. 자국인 일본에서도 그랬으니까 말이다. 일단 <스왈로우테일>의 줄거리를 한마디로 설명한다는 것은 정말 힘들다. 아니, 그렇게 될 수가 없다. 여러 명의 주인공들이 각각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으며, 그들은 아주 세밀하게 하나하나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런 설정이 영화 초반에 다 나오는 게 아니라 영화가 전개되면서 하나씩 드러나기 때문에 <스왈로우테일>은 어느 영화보다도 보지 않고서는 말할 수 없는 영화다.

영화의 런닝 타임이 148분인 것은 다 이런 이유에서다. 영화의 첫 부분은 광고로 이름을 날렸던 이와이 슈운지의 감각을 느낄 수 있는 화면으로 시작하는데, 극중에서의 아게하가 영어로 Yentown에 관해 설명하는 장면은 <스왈로우테일>이 그 타겟을 일본에만 국한하지 않고 전세계적으로 설정하고 있다는 것을 짐작케 한다. 그리고 영화 내내 일본어와 영어, 중국어가 마구 섞여서 쓰이는 걸로 이런 이와이 슈운지의 의도는 단박에 파악된다.

또한 <스왈로우테일>은 줄거리뿐만 아니라 장르 또한 한가지 장르의 범주에 넣을 수가 없다. 굳이 나눠보자면 차라와 페이홍이 나올 때는 가슴 아픈 러브스토리가 될 것이고, 아게하가 나오는 장면들은 성장기 영화라고 할 수 있겠으며, 란을 비롯한 비밀 요원들이 나올 때는 액션 영화가 되고, 전체적으로 근미래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은 SF 영화의 그것에 해당되므로 결국 모든 장르가 혼합되어 완성된 작품이 바로 <스왈로우테일>인 것이다.

그러니까 <러브레터>의 순정 만화 같은 감수성 때문에 이와이 슈운지의 영화를 기다려왔던 사람들에겐 본작이 거북스럽다 못해 부담스럽기까지 할 것이다. 평론가들이 이 영화를 비판하는 것 중의 또 하나는 줄거리가 취약하다는 점. 너무 비쥬얼에 치중한 나머지 내용이 전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영화를 본 사람들은 모두 알겠지만 이 영화의 줄거리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줄거리가 취약하다는 것과는 절대 거리가 먼 것이니 오해는 하지 않기를 바란다.

즉 결론은 이렇다. <스왈로우테일>은 정말 뭔가 새롭고 진보적인 내용과 영상으로 무장된 작품이라는 거다. 그리고 무엇보다 <러브레터>와 비교하지 말도록. <러브레터>는 <러브레터>고 <스왈로우테일>은 <스왈로우테일>이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