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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ma

메트로폴리스 (Metropolis)

장르
애니메이션
국가 / 연도
일본 2001
감독
린 타로
배우
제미슨 프라이스, 후루카와 토시오
내 점수
0
외부 점수
8.65
종합 점수
8.65
조회수
78
과학 기술이 정점에 다달아 모든 시설이 자동화되고 거의 모든 노동력이 로봇에 의해 일임된 메트로폴리스. 상층부에는 일반 시민이 과학 문명의 혜택을 받으며 생활하고 있으며 로봇에 의해 일자리를 잃어버린 하층민들이 지하의 슬럼가에 살아가고 있다. 이 거대 도시에 바벨탑을 연상케하는 초고층 빌딩 지그라토가 완공된다.

이 초고층 빌딩의 주인은 정계에 몸을 담고 있지는 않지만, 메트로폴리스의 실질적인 실력가로 알려진 레드공. 그는 지그라토에 숨겨진 오모테니움 발사 장치로 태양의 흑점을 발생시켜 로봇들을 교란, 폭동을 일으켜 정권을 장악하자마자 그의 죽은 딸 '티마' 를 로봇으로 부활시켜 메트로폴리스의 네트워크를 장악하는 '초인'이다. 티마를 이용해 세계를 지배하려는 야심을 품고 있는 인물. 하지만 티마의 완성을 목전에 두고 전쟁 고아로 어려서 레드공에 의해 길러진 레드공 사설 부대 지휘관인 '로크'가 레드공의 사랑을 로봇인 티마에게 빼앗기게 되는 것을 질투하게 된다. 결국 티마를 만들어낸 과학자 로톤 박사를 죽이고 연구소에 화재를 일으킨다.

그러나 이미 생명력을 얻은 티마는 때마침 장기 밀매 혐의로 로톤 박사의 행방을 좇아 연구소를 찾은 히게오야지 형사와 켄이치에 의해서 가까스로 구출되고 로크의 추적으로부터 켄이치는 티마를 보호하게 되는데……. 레드공과 로크, 히게오야지 이외의 그 누구도 티마가 로봇이라는 사실과 엄청난 힘이 숨겨져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티마 자신조차도. 그 비밀이 밝혀지는 순간 돌이킬 수 없는 비극이 시작되는데…….

++

영화 내용은 1949년에 발표된 테즈카 오사무의 원작의 상당 부분에 수정을 가했는데도 기본 줄거리 위에 테즈카 오사무의 SF작품들을 총 망라한 형식으로 원작의 느낌을 충실히 살리고 있다. 특히 원작에는 등장하지 않지만 티마에 대한 질투와 아버지에 대한 사랑을 갈구하는'로크'의 존재를 부각시킴으로써 스토리 전개의 틀을 잡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애증 관계에 치우친 나머지 티마 자신의 존재에 대한 갈등 묘사가 다소 부족했던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매드 하우스에서 이 작품을 위해 특별 CG팀을 구성한 만큼, 기존 셀 애니메이션에서는 거의 불가능하리라 여겨졌던 영상들이 감탄을 자아냈다. 우선 영화 도입부에 등장하는 웅장한 지그라토를 비롯해서 모든 건축물들이 3D로 면밀하게 디자인되었으며 수백 명이 동시 다발적으로 움직이는 군중신을 재현해내 영화에서나 느낄 수 있는 스펙터클한 영상을 만들었다. 특히 이 군중신의 경우는 테즈카 오사무의 원작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신으로서 애니메이션 스텝들이 여러 번의 시행착오를 거듭해서 완성한 것이다. 삼개월에 걸친 작업이 만족스럽지 못해 재작업에 들어간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이 애니메이션에 참여한 한 원로 애니메이터는 이 작품에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고 할 정도. 감독이 '메트로폴리스' 도시 자체가 또 하나의 주인공' 이라고 한 말 그대로 애니메이션 속에 버추얼 시티를 완벽하게 구현해 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입체적인 도시에 여러 캐릭터들의 생활상이 너무나도 리얼하게 묘사되었다.

냉정하게 작품 전체를 평가하자면 메트로폴리스는 시선을 끄는데는 성공했지만, 마음을 끄는 데는 실패했다고 볼 수 있다. 과거 테즈카 오사무의 '메트로 폴리스'를 비롯한 SF 3부작은 테즈카 오사무 자신이 '로스트 월드' 첫 장에 '이것은 만화에도 소설에도 속하지 않는다'라고 자부할 만큼 당시만 해도 새롭고 충격적인 만화였다. 하지만 50여년이 지난 지금, 메트로폴리스에서 다루었던 테마는 이제껏 다양한 매체에서 너무나도 많이 다루어져 왔으며, 정작 애니메이션에서는 로봇에 의해 일자리를 잃은 소외 계층의 혁명, 정치적 음모, 로봇의 존재론, 애증관계, 순수한 소년과 소녀의 만남과 헤어짐 등 굵직한 테마들이 뒤엉켜 자연스럽게 이어지지 못했다는 인상이 강하게 들었다. 특히 로크의 캐릭터가 너무나도 강렬한 나머지 정작 주인공인 켄이치와 티마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줄어서 작품 전체가 로크의 애증극으로 끝나버린 듯한 인상을 떨쳐버리기 힘들었을 정도였다.

내용으로 크게 어필하지 못했다고는 해도 메트로폴리스는 21세기 저패니메이션의 대작이라고 불러도 좋을 정도로 여러가지 면에서 도전적인 작품이다. 특히 디지털 기술이 애니메이션을 변화시켜 성숙기에 접어든 지금, 메트로폴리스가 또 하나의 선례를 제시한 작품임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