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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nema

블레이드 러너 (Blade Runner)

장르
액션, SF
국가 / 연도
미국 1982
감독
리틀리 스콧
배우
해리슨 포드
내 점수
0
외부 점수
9.28
종합 점수
9.28
조회수
219
All those moments will be lost in time, like tears in rain. Time to die.
그 기억이 모두 곧 사라지겠지. 빗속의 내 눈물처럼. 죽을 시간이야.- 로이

서기 2019년 LA. 미래의 LA는 항상 산성비가 내리고 스모그가 짙게 깔려 있는 음울한 도시다.최첨단의 과학기술과 그로 인한 환경오염은 도시 전체를 회색빛으로 물들여 놓았다.높이 솟은 빌딩위의 거대한 광고화면은 미래 자본주의 최후의 승자일 수 있는 일본의 상업광고와 코카콜라 광고가 위압적으로 도시를 내려다본다.

도시의 간판과 네온싸인은 대부분 일본어로 새겨져 있으며 사람들은 젓가락으로 거리의 포장마차에서 일식 우동을 먹는다. 거대한 건물들이 불빛을 반짝이고 자동차들이 LA 상공을 날아다닌다. 전광판에서는 또한 끊임없이 지구를 벗어나 우주로 가라는 메시지가 흘러나온다.

경찰들은 최첨단 장비로 통치를 유지하는 실정이며 또한 유전공학의 발달로 인조인간인 안드로이드를 제조하기에 이르는데, 타이렐사는 여러 인간의 힘과 지식을 겸비한 최고 성능의 안드로이드 리플리컨트를 만들어 우주 식민지 개척 등에 내보낸다. 그런데 이들이 우주에서 반란을 일으키고 리플리컨트는 지구출입이 금지된다.

하지만 그들은 외견상 인간과 구별이 불가능하여 이것이 문제 발생의 원인이 된다. 안드로이드는 지구에서 사는 것이 불법으로 명시되어 있으나, 그들은 인간과 동일한 외형을 이용해 인간 행세를 하며 지구에서 살아가려 하는 것. 네명의 리플리컨트가 지구에 잠입하고 경찰은 이를 막기 위해 은퇴한 리플리컨트 사살경찰인 블레이드 러너 데커드를 호출한다.

데커드는 리플리컨트의 리더인 로이를 비롯한 이들을 찾아나서고 그 과정에서 타이렐사에서 일하는 레이첼이라는 아름다운 여성을 만난다. 데커드는 그들을 하나하나 찾아내어 사살을 하게 되는데..

*

<블레이드 러너>는 숱한 철학적 문제의식으로 뒤덮인 SF 영화의 걸작. 일단 인간이 만든 첨단 문명과 과학의 한계, 미래 세계의 디스토피아를 황량하게 잘 묘사하고 있다. 그로 인한 환경 오염과 모순적인 사회 구조가 암시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인간의 '기억'과 정체성의 문제도 진지하게 탐색한다. 특히 '기억'의 이식이란 테마는 많은 SF 영화와 일본 애니메이션(가령, <공각기동대>)에 크나큰 영향을 주었다. 또한 인간이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레플리칸트(복제인간)을 만든다는 창조의 영역을 앞세우며, 여전히 인간들도 해결하지 못한 불멸의 꿈을 레플리칸트의 입장에서 절묘하게 다루고 있다. 확실히 <터미네이터>와 <에이리언>류의 SF와는 구별되는 리들리 스코트의 독특한 작품.

배우로는 단연 룻거 하우어의 레플리칸트 연기가 가장 돋보이는데, 빗속에서 독백하는 장면은 명장면으로 손꼽힌다. 그는 처음에는 거칠고 위험해 보이지만, 자신의 연인에 대한 애틋한 사랑과 삶의 강렬한 애착을 표현한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적을 구한 뒤 용서하고 깨끗한 최후를 맞이하는 태도는 인간을 뛰어넘고 있어 너무나 인상적이다. 그의 유명한 마지막 대사는 다음과 같다: "I've seen things you people wouldn't believe. Attack ships on fire off the shoulder of Orion. I watched C-beams glitter in the dark near the Tannhauser gate. All those moments will be lost in time, like tears in rain. Time to die." 그리고 데커드 형사로 나온 해리슨 포드는 여자에게 뒤에서 총을 쏠 정도로 비굴하면서도 임무를 수행하는 연기가 뛰어나다. 다만 처음부터 끝까지 그의 친절한 나레이션으로 설명이 가해져 맥이 빠지는 것이 사실이다. 이 개봉판은 10년 후에 나온 감독편집판의 깔끔한 편집을 따라가지 못한다. 또한 마지막에 숀 영과 함께 북쪽으로 무사히 도망친다는 해피엔딩도 억지에 가깝다. 어쨌든 그 장면의 헬기씬은 스탠리 큐브릭의 <샤이닝>의 첫 장면에서 썼던 필름을 차용했다고 해서 흥미롭다. 또한 데커드에게는 '유니콘'이 나온 꿈을 간파당하는 복선을 설정돼 있어서 블레이드 러너인 데커드 형사 역시 레플리칸트가 아니냐는 흥미로운 논란을 낳았는데, 아쉽게도 이 개봉판에선 그 꿈장면이 삭제돼 있다.

원작은 SF 작가 필립 K. 딕의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인데, 많은 부분을 감독 자신의 영감으로 채웠고, 특히 '레플리칸트'라는 명명은 새롭게 창작했다. 의도적으로 삽입된 정교한 기계와 포스트모던한 건축 세트는 유능한 시각 디자이너 시드 메드의 공이 매우 크다. 또한 그리스 출신의 반젤리스가 담당한 영화음악은 일렉트릭 테크노 음악의 음울하고 묘한 분위기로 영화의 완성도에 크게 기여한 걸작 명반으로 손꼽힌다. 82년 당시 개봉시에는 지나치게 암울한 미래에의 비전을 내세웠다는 이유로 낙관적인 무드의 SF영화 에 참패하기도 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광적인 팬들이 끊임없이 재평가를 시도했고, 급기야 지금은 이 영화를 빼놓고는 SF 영화를 이야기할 수 없는 위치에까지 왔다. 하지만 국내 비디오 출시될 때는 무분별한 장삿속 때문에 123분짜리 원작이 86분으로 단축되어 있다. 그런데 꼭 십년만인 1992년 감독의 본래 의도대로 재편집한(DIRECTOR'S CUT) 비디오가 <서기 2019년 블레이드 러너>로 새로 출시되어 이 영화의 절대적인 팬들을 열광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