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bject [자작시] 가끔 우울한 날엔..
author 미랑 date 2003-11-17 hit 77 HIT
하늘은
온통 잿빛의 허탈함으로 하루의 시간을 삼키려하고
난 헝클어진 도시의 거리를 헤메인다

피곤함에 시들은 꽃처럼 메마른 사람들의 얼굴속에
멀리 보이는 까페 하나가
옛기억을 더듬게 한다

아마도 그날은
오늘처럼 우울하고 허름하던 날이었지

유리창에 흐르는 빗물 사이로
타인들의 바쁜 걸음들이 흐릿하게 보이고
어둠속에 가려진 서로의 모습이
가느다란 조명속에 간신히 드러나고
한쪽 모퉁이 벽의 괘종시계는 나를 노려보고 있었지

식은 커피잔을 울리던 너의 깊은 외면앞에
나는 부서질 듯 의자에 잠겨있었고
내 앞에 다가선 이별을 아무렇지 않은듯 느끼려 했지만

결국
짙은 담배 연기속에 나 자신을 묻으며 아파했지

네가 가버린 후에
멍하니 천장만 쳐다보던 나를 추스려서 거리로 나왔을 때
어깨위로 스쳐가던 바람이 무척이나 쓸쓸했어

가끔 우울한 날이면 그날이 생각난다
이제 잊을때도 되었건만....

어느새
하늘은 온통 먹빛으로 변해가고
어둠도 우리들의 옷깃 사이로 스며든다

제길, 비라도 내렸으면..


*

- 설명 -

흐린 어느날..
인파속에서 발견한 까페를 보고 옛 회상을 하게 됩니다.

비가 오던 날..
까페에서 옛 연인과 이별을 하고 그 때의 감정과 그 때 느낄수 있었던 까페의 분위기 기억합니다..
그리고 아파오는 마음을 다시금 느끼다가..
문득 현실로 돌아와 차라리 그 때처럼 비가 왔으면 하는 상황을 묘사한 글...

과거 회상 속의 비는 이별의 아픔으로 함축되고..
현실로 돌아와 내리길 바라는 비는 지난 이별의 기억을 씻어내고자하는 의지로 함축이 되므로..
비가 표현하는 의미는 다릅니다~~

이 시는 대학 1학년때 동아리 선배의 권유로 학교 여성학보에 실었던 글인데~
지나고나서 보니까 조금 쑥스럽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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